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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홍문종·염동렬 체포동의안은 처리될 수 있을까?
글쓴이 : 바람부는언덕 날짜 : 2018-05-16 (수)

14일 가까스로 국회가 정상화되자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자유한국당 홍문종(경기 의정부시 을)·염동렬(강원 태백·횡성·영월·정선)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날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휩싸여 있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입구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저지를 위한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 4명에 대한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막기 위해서였다.

모르긴 몰라도 이날 이 장면을 누구보다 애타게 지켜본 당사자가 바로 홍문종·염동렬 의원일 터다. 본회의 개최 여부에 따라 자신들의 운명이 1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4일과 13일 두 사람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극심한 여야 대치로 4월과 5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이들 두 사람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는 무기한 지연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극적으로 국회가 정상화되면서 두 사람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자동으로 국회에 보고됐다. 이에 따라 국회는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체포동의안을 무기명 표결해야 한다. 


ⓒ 아시아투데이


현행 헌법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44조 1항),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중 석방된다'(44조 2항)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범이 아닌 이상 국회의원은 회기 중에는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있다. 두 사람에 대한 검찰수사가 한 달이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이유였다. 그러나 이날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멈춰있던 검찰 수사의 시계추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을 감싸주던 불체포특권의 보호막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홍문종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인 경민학원을 통해 70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배임·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19대 국회의원 당시 상임위였던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관할권에 있는 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염동렬 의원 역시 강원랜드 채용과정에서 수 십명의 지원자를 부정 채용하도록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두 사람이 국회 공전의 수혜를 입은 것만은 분명하다. 세간의 시선이 드루킹 특검을 둘러싼 국회 파행에 쏠려있는 사이 두 사람은 검찰 수사의 칼끝으로부터 비켜나 있었다. 

3월 30일 이후 45일 만에 국회 본회의가 열리게 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은 이제 국회의 손에 넘겨졌다.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 될 경우 두 사람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될 수도 있다. 

그러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기는 했어도 처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절차상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표결처리 해야 하지만 의무 규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체포동의안이 이때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그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1순위로 자동 상정된다. 

문제는 여야 합의가 이뤄진 지 하루 만에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가 정상화되기는 했지만 여야는  드루킹 특검의 수사 범위와 대상을 놓고 '아전인수'식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의원, 대선 등을 수사 대상과 범위에 넣을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경안 처리를 놓고도 격론이 이어지고 있다. 물리적으로 여야가 합의한 18일까지 추경안 심사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꼼꼼한 예산심사와 절차가 필수적인데 여야 원내지도부가 졸속적으로 합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추경안 처리와 관련해 여야 모두에서 이견이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추경에 반대해온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18일까지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여야 합의가 깨질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여야 원내지도부의  합의가 원론적인 수준의 잠정적 구두합의에 불과한 데다가,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야 사이의 확연한 입장차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논의를 통해 절충점을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최악의 경우 합의가 파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홍문종·염동렬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 오마이뉴스


여야가 정치적 셈법에 골몰하는 사이 지난 두 달간 국회는 극심한 파행을 겪어야 했다. 드루킹 특검과 추경안 등의 이슈에 묻혀있지만 국회에는 당장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더미다. 개헌안, 국민투표법, 방송법 개정 등은 물론이고 미세먼지 저감관리법 등 산적해 있는 민생법안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국회는 4월 한 달을 통째로 날린 데 이어 5월 중순이 되도록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홍문종·염동렬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각각 불법정치자금 수수와 강원랜드 채용 비리라는 중대 혐의를 받고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가 협조해야 마땅할 것이다. 특히 염동렬 의원의 경우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의원과도 연계돼 있어 수사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국회는 정상화에 합의를 했음에도 여전히 치열한 기싸움이 한창이다. 드루킹 특검과 추경안 말고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이다. 

여야는 지난해 12월 임시국회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연출한 바 있다. 당시 국회는 본회의에 상정된 30여건의 민생법안을 비롯해 최재형 감사원장과 민유숙·안철상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소집된 임시국회는 결국 빈손으로 끝이 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최경환·이우현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무산시키기 위해 '방탄국회'를 열었다는 비판마저 제기됐다. 

지금 국회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도 그와 아주 흡사하다. 여야가 극적으로 의사일정에 합의했지만 국회가 진짜 '정상화'가 된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국회 정상화를 선언한지 하루 만에 감추었던 본색을 드러내며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회가 공전하는 사이 처리가 시급한 현안들이 산처럼 쌓여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법정치자금 수수와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홍문종·염동렬 의원 체포동의안 역시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정작 민의를 외면하고 있다. 국회를 바라보는 여론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는 이유일 터다. 세간에서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부터 세금이 아깝다는 소리,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터져나온다. 국민의 날선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드루킹 특검과 추경안이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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